2022년 6월 24일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튀르키예라는 새로운 국가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터키가 왜 튀르키예로 바꾸었는지, 튀르키예라는 이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국명 변경이 세계 정치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터키가 튀르키예로 바꾼 이유와 의미, 그리고 국명 변경의 역사
터키와 칠면조의 관계
터키라는 나라 이름은 북미에서 추수감사절에 해 먹는 음식인 칠면조(turkey)와 동음이의어입니다.
칠면조는 영어에서 겁쟁이나 패배자를 뜻하는 속어로도 쓰입니다. 예를 들어, 'He is a turkey'라고 하면 '그는 겁쟁이다'라는 뜻이 됩니다. 이 때문에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나라 이름이 칠면조와 연관되어 있어서 불쾌하고 창피하다고 느낍니다.
또한, 터키라는 단어는 원래 '터크(Turk)' 라는 민족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유럽인들이 이를 오인하여 '터키(Turkey)'로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따라서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나라 이름이 왜곡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튀르키예라는 이름의 유래와 의미
튀르키예라는 이름은 '터키인의 땅'을 의미하는 'Türkiye Cumhuriyeti' 라는 공식 명칭에서 온 것입니다.
이 단어는 'Türk (터크)' 와 '-iye (땅)' 라는 접미사가 결합된 것으로, '터크의 땅'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터크' 란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한 민족으로, 오스만 제국의 건국자인 오스만 1세도 이 민족 출신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동과 유럽에 걸친 거대한 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해체되었고, 터키인들은 오스만 제국의 유산을 이어받아 1923년에 튀르키예 공화국을 선포했습니다.
튀르키예라는 이름은 터키인들의 민족적 자부심과 역사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1년 12월에 터키를 튀르키예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의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 보수주의 성향의 정당인 정의발전당(AKP)의 리더로, 오스만 제국의 옛 영광과 이슬람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국호를 이용해서 표심을 모으려는 선전이라고 이해됩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8년에 대통령제로 체제를 변경하면서 사실상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경제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인권 문제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명 변경을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공략하고, 국제사회에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명 변경의 세계적 사례와 영향
터키가 튀르키예로 국명을 바꾼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많은 나라들이 독립하면서 새로운 국명을 채택하거나, 기존의 국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 로디지아는 영국의 식민지 개척자인 세실 로디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1980년에 짐바브웨로 바꿨습니다.
- 오트볼타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붙여진 이름인데, 1984년에 부르키나파소로 바꿨습니다.
- 콩고민주공화국은 자이르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1997년에 다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꿨습니다.
국명 변경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외교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국명 변경은 그 나라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전달하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국명 변경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북마케도니아는 그리스와의 영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마케도니아에 '북'을 붙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튀르키예도 유엔으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았지만, 일부 나라들은 여전히 터키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튀르키예의 국명 변경이 어떤 반응과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튀르키예라는 새로운 이름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튀르키예인들의 민족적 자부심과 역사적 정체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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